
파격적인 붉은 드레스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오인혜. 이 ‘사건’은 그녀를 무명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동시에 ‘노출 배우’라는 이미지를 덧씌웠다. 하지만 12월 8일 개봉한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서 전라 노출을 감행한 오인혜는 “노출도 연기”라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두 편으로 묶인 옴니버스 영화다. '검은 웨딩' 편에 출연했는데, 영화의 노출 수위가 생각보다 높더라.
어떻게 연기할까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노출 자체가 걱정되지는 않았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쾌락을 다룬 영화라기보다 사랑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라니?
섹스를 통한 일종의 위로다. 교수는 제자에게 과도한 사랑을 느껴 집착하고 소유하려 한다. 그러다 가질 수 없음에 대해 불안함을 갖게 되는데, 수지(오인혜)가 그런 교수에게 연민을 느끼며 위로하고 치유해 준다.
-‘수지’는 전형적인 팜므 파탈로 묘사됐다.
수지의 상황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상상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수지의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런데 ‘불륜’이라는 소재에서 딱 막히더라. 그래서 도덕적인 잣대를 거두고 불륜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고 나니 그것 역시 사랑의 한 유형인 것 같더라. 팜므 파탈도 결국에는 사랑을 원하는 여자의 전형 아닐까?
-현재를 흑백, 과거를 컬러로 처리한 화면도 인상적이었다. 보통은 과거 부분이 흑백으로 표현되는데.
일종의 역발상인 것 같다. 교수에게는 수지와 함께했던 과거가 훨씬 더 선명하고 좋았던 추억임을 보여주는 장치다. 박철수 감독님은 “수지가 처한 현실을 암울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주연데뷔작인데 과감한 노출 연기까지 소화했다.
노출 자체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연으로 출연하는 것은 조금 걱정됐다. 그동안 단역이나 조연을 주로 맡았고, 영화가 중간에 엎어진 경우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것저것 다 생각하다 보면 못하겠더라. 그래서 ‘감독님만 믿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
“노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노출이 있어도 작품만 좋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노출도 연기니까. 이 영화는 관객들의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것이다. 극과 극의 반응이 있겠지. 안 좋은 이야기들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면 내가 출연한 작품에 확신이 있어야 했다.
-‘오인혜’ 하면 파격 드레스가 떠오른다.
하하. 그런가? 사실 나는 감이 안 온다. ‘내가 그렇게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나의 겉모습만 보면 계산적이고 도시적일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실제로는 굉장히 둔한 사람이다. 가끔 어리버리하기도 하고.(웃음) 그런 성격 탓에 부산국제영화제 이슈에 대해서도 그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감이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 반응은 예상하지 않았나?
전혀. 솔직히 레드 카펫에 나기기 직전까지도 ‘나는 인지도가 없으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었다. 어차피 사람들이 나를 잘 모르니까 묻힐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웃음)
-원래 무감각한 편인가?
성격이 둥글둥글한 편이다. 눈치가 없다고 해야 하나?(웃음)
-느릿느릿한 말투에서 그런 뉘앙스가 풍긴다.
목소리가 저음인 데다 차분한 편이라 확 내지르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베드 신 찍을 때도 신음 소리를 전부 녹음했다. 감독님께서 “목소리도 크지 않은데 잡음까지 들려서 촬영 현장에서 녹음한 목소리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 나중에 신음 소리만 녹음하니까 현기증이 다 나던걸?(웃음)
-신인 오인혜의 꿈은?
만약 6개월 전으로 돌아가 나 스스로에게 “이 작품 할래, 안 할래?”라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나의 존재감을 세상에 더 알리고 싶다. 단순히 반짝 빛나는 연예인이 아닌 긴 생명력을 가진 배우로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사실 지금 MC나 케이블 프로그램 섭외가 많이 들어오는데, 다 거절하고 있다. 그렇게 노출 배우 이미지로 소비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
Source: Ilgan Sports via Yahoo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