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 앨범 쪼개기 왜? "서태지가 와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버스커버스커, 투애니원, 다이나믹듀오, 울랄라세션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정규 1집 ‘난 알아요’ 약 180만장 vs 2012년 7월 현재 음반 판매량 1위 빅뱅 미니앨범 5집 ‘얼라이브’ 약 27만장.(가온차트 집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지 20년이 지난 요즘 가요계에서 정규 앨범을 내는 건 ‘대단한’ 일이 됐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디지털 음원이 대세가 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보통 10곡 이상이 담기는 정규 앨범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3000~4000만원이 든다. 미니 앨범은 400~500만원, 디지털 싱글은 30~150만원이면 된다. 어떤 스튜디오에서 어떤 장비를 쓰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마음만 먹으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디지털 음원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로 유명 작곡가에게 작곡을 맡기고, 최고 수준의 연주자를 쓰면 제작 비용이 높아진다.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는 정규 앨범을 내는 데 드는 총비용은 1억원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음악 제작자 입장에서는 정규 앨범을 발매할 이유가 없다. 정규 앨범이 아닌 디지털 음원을 내는 것만으로 돈을 벌 수 있어서다. 정규 앨범은 ‘소장용’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그 때문에 가수에게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여전히 ‘로망’ 이자 상징적인 ‘기록’이다.

가수들은 이 ‘로망’을 실현 시키는 방법으로 앨범을 쪼개는 방법을 택했다. 미니 앨범을 세 차례 정도 낸 뒤 이를 모아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것. 하지만 이는 팬들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 앞서 발매된 미니 앨범을 구매했는데 신곡 한 두 곡을 더해 정규 앨범이라고 나오니 제작자들의 장삿속에 속는 기분이 들어서다.

일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나 ‘폼생폼사’ 힙합 뮤지션은 정규 앨범을 파트1과 파트2로 나누어 발매하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지난해 김범수, 김동률, 타블로, 다이나믹듀오 등이 이러한 방식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최근에는 버스커버스커가 1집 ‘벚꽃 엔딩’과 1집 마무리 앨범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차례로 발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 울랄라세션도 발라드 파트와 댄스 파트로 나눠 첫 정규앨범을 선보였다.

미니 앨범도 점차 쪼개지는 풍경이다. 투애니원(2NE1)은 지난 5일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발표하면서 3주 뒤 또 다른 신곡을 발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애니원은 지난해 이미 ‘돈트 크라이(Don’t cry)’, ‘론리(Lonely)’, ‘내가 제일 잘 나가’, ‘헤이트 유(Hate you)’, ‘어글리(Ugky)’를 4월부터 7월까지 한 곡씩 공개했다. 투애니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앨범 수록곡 모두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는데 타이틀곡 한 두 곡만 주목받고 나머지 곡들은 묻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앨범을 두개로 나눠내면 선공개곡과 타이틀곡이 두 개씩 생기는 효과도 있다. 즉, 앨범에 10곡이 담긴다면 그 중 최소한 4곡은 대중에 들려줄 수 있는 셈이다. 다이나믹듀오는 “한 앨범에 16~17곡을 담아 2CD로 발매했다면 아마 지금의 음반 시장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시장 트렌드는 서태지가 돌아와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Source & Image : 이데일리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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