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여자, 엄정화의 수상이 반갑다



사진: 리뷰스타 DB, 방송 캡처


백상이 드디어 엄정화의 손을 들어주었다.

엄정화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올림픽홀에서 이휘재 김아중의 사회로 열린 제 4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댄싱퀸’으로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엄정화에게 ‘댄싱퀸’은 특별했다. 영화 속 그녀는 왕년의 꿈인 댄스가수를 포기하지 못해 마지막 ‘끈’을 놓지 않고 이중생활을 택하는 ‘아줌마’로 등장한다. 그리고 급변하는 흐름 속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며 본업인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단단한 ‘끈’을 붙잡고 있는 엄정화는 극 중 캐릭터와 매우 유사했다. 그래서일까, 엄정화는 극중에서도 실제 이름인 ‘정화’로 등장한다.

이처럼 코미디와 드라마를 적절히 혼합한 엄정화의 연기는 극 중 ‘정화’에 대한 페이소스를 이끌어내기 충분했고, 관객들은 스크린 속 ‘정화’와 함께 124분을 울고 웃으며 보냈다. ‘꿈’을 좇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뼈 있는 메시지는 실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 엄정화의 인생과 함께 녹아들었고, 이는 고스란히 관객들이 뇌리에 박혔다.

사실 엄정화는 음반이 아닌 스크린으로 먼저 데뷔를 알렸다. 1992년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로 첫 주연을 맡은 엄정화는 이 영화의 OST 수록곡인 ‘눈동자’를 불렀고, 이 노래는 그녀의 첫 데뷔앨범 타이틀곡이 된다. 이처럼 ‘배우’와 ‘가수’사이를 그 누구보다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녀의 근원은 데뷔 때부터 탄탄히 다져온 ‘경험’에 있었다.

그 후 엄정화는 다양한 작품의 주연을 맡으며 대중들에게 자신의 다채로운 색을 보여주었고, 그녀의 앞에 ‘연기력 논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는 붙지 않았다. 하지만 이처럼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는 엄정화는 유독 ‘상복’이 없었다. 백상이 그녀의 손을 들어준 것은 2003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 여우주연상 이후 꼭 9년만이다.

그래서일까, 수상 직후 엄정화는 감격에 복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오랜만에 받는 상이라 너무 행복합니다. 이 상은 앞으로 제가 힘을 받고 열심히 하라는 격려와 응원의 상이 된 거 같아 기쁩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한 그녀는 더불어 "황정민씨 항상 연기할때마다 멋진 밥상을 차려줘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며 주변 스태프들, '댄싱퀸즈' 멤버들, 식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동생인 엄태웅에게 "누나도 상탔다"라고 외쳐 커다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로써 엄정화는 그간 상복 없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시원하게 벗는 동시에 영화 ‘댄싱퀸’에겐 코미디 영화는 상복이 없다는 무관징크스를 깨게 해 주었다. 400만이라는 흥행 기록과 함께 엄정화는 19년 연기생활의 정점을 찍었다.

스크린 속 엄정화를 보고 있노라면 ‘가수’ 엄정화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처럼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떼버린 배우가 또 있을까. 그리고, 두 가지 분야에서 이토록 확실히 인정받는 엔터테이너가 또 있을까.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 그녀는 분명 ‘가수’와 ‘배우’의 경계에서 길을 잃은 수많은 후배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이처럼 언제나 자유로운 그녀가 앞으로도 어떠한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훨훨 나는 ‘댄싱퀸’으로 남아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Source & Image : 한국일보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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