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쾌한 드라마 SBS '보스를 지켜라'가 종영했다.
'보스를 지켜라'는 시청자들의 짜증과 분노를 유발하는 민폐 캐릭터, 불륜이나 폐륜 등 막장 요소가 전혀 없는 유쾌한 드라마로 사랑 받아왔다.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악행을 일삼고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리는 악역 캐릭터가 아닌 계략을 세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고 귀여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서로를 향해 겨눈 계략도 결국 코믹한 상황으로 마무리됐다.
'보스를 지켜라'가 여타의 드라마와 다른 점은 뚜렷한 악역이나 짜증을 유발하는 상황이 아니어도 충분히 갈등을 만들 수 있다는 참신한 구조다.
차지헌(지성 분)의 옛 연인이었던 서나윤(왕지혜 분)은 노은설(최강희 분)과 복잡한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불꽃 튀는 경쟁을 하는 대신 절친이 된다. 절친한 사이가 되기 전에도 겨우 아이스크림을 노은설 엉덩이에 갖다 댔을 뿐 얄밉게 구는 악녀 캐릭터가 아니었다.
아버지대부터 시작한 후계 경쟁 구도로 치열한 갈등관계에 있었던 차지헌과 차무원(김재중 분)의 경쟁은 재벌3세들의 불꽃 튀는 대결이라기 보다 초등학생들의 귀여운 다툼에 불과해 웃음을 자아냈다. 서로 "너무 싫다"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결국 너무 절친한 사이임을 보여줬다. 이런 구조는 차봉만(박영규 분)과 신숙희(차화연 분)의 갈등과도 닮아있다.
즉 '보스를 지켜라'는 그동안 드라마의 공식을 철저히 무시한 채 진행해 왔다. 한결같이 모자란 듯 어딘지 결핍된 주인공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친근감을 자아내고 있는 사이, 악역이 될 수도 있는 캐릭터들의 의외의 면모들은 드라마를 유쾌하게 이끌어 왔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갈등은 서로를 미워하거나 곤경에 빠뜨리는 것에 주목하지 않는다. 대신 재벌에 대한 세간의 시선과 이를 깨려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갈등구조가 시작된다. '회장의 아들은 차기 회장이 된다'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가 갈등의 시작인 셈이다.
차지헌은 공황장애를 앓고 일에는 관심없는 불량 보스였다. 노은설을 만나며 멋진 남자로 거듭나지만 여전히 차기 회장 자리에는 관심이 없다. 편법승계를 받고 싶지도 않지만 세상은 그를 '국민 미꾸라지', '파파보이'라고 부른다. 이 틀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성장을 기대하고 틀을 깨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긴장감을 주는 것이다.
특유의 유쾌발랄 코믹터치를 유지하면서도 뻔한 재벌드라마, 신데렐라 스토리 구조를 깨버린 '보스를 지켜라'는 막장 요소가 없이도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착한 갈등구조를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Source & Image : New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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