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미완성 문장이 적혀있는 7대의 버스를 이용해 문장을 완성하는 '대국민 약속-말하는 대로' 특집을 방송한 바 있다.
당시 정준하는 '8월 안에 대한민국 영토인 소중한 독도에서 애봉이 가발을 쓰고 비키니를 입은 채 귀엽고 섹시하게 열무국수와 콩국수를 먹는다'는 미션을 부여받았으며 정형돈은 '유재석과 하하가 원할 때 중국 만리장성에서 멤버들이 원하는 분장을 하고 홍철, 대준과 함께 자장면을 먹는다'는 미션을 받았다.

↑ 사진: 리뷰스타 DB, 방송 캡처
멤버들간의 치열한 '헐뜯기'가 주된 소재가 되는 '무한도전'의 특성 상, 8년간 단단히 다져온 내공 속 핑퐁처럼 주고받는 이들의 설전은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어떠한 장치 없이 빈 공간에 멤버들만 데려다 논다면 방송이 굴러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무한도전' 내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할 바가 안 되는 것이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드립'의 향연 속 멤버들이 무심코 내뱉은 '공약'은 이번 에피소드 외에도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김태호 PD는 언제나 이같은 포인트를 무심히 넘기지 않고 친절히 자막으로 짚어주며 훗날 자신이 내뱉은 말을 '책임' 지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그래서 성사된 것이 칼바람 속 얼음 낚시의 묘미를 알려준 '알래스카 특집'이다. 지난 2010년 '식객'편에서 칼국수를 만든 유재석이 "알래스카 김상덕씨"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유재석과 노홍철, 정형돈 세 사람은 '죄와길'편의 벌칙으로 알래스카에 사는 김상덕씨를 만나야만 했던 것.
이에 대만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알래스카의 한파와 마주한 세 사람. 하지만 넓디넓은 알래스카 땅에서 김상덕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인을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를 뛰어넘는 일이었다. 결국 이들은 김상덕씨를 찾는 미션엔 실패했지만, 내뱉은 말은 끝까지 지켜내고야 마는 뚝심 있는 행보를 이어나가며 '국민 예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끝이 아니다. 지난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장에서는 레깅스에 쫄티, 짙은 화장을 한 무한도전 멤버들이 당당히 레드카펫을 걸어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는 '무한도전' 빙고 특집에서 벌칙을 통해 입었던 의상으로, 당시 정형돈은 당시 "이 모습 그대로 올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겠다"라는 발언을 무심코 던졌고 이를 덥썩 문 김태호PD는 또 다시 이러한 공약을 지켜낸 것.
이 외에도 '강제 기부'의 표본을 보이는 박명수는 무심코 내뱉은 말에 여러 번 데여 무한도전 내 기부왕으로 등극하기도 했으며, 정준하는 소시지빵점이라는 사소한 드립에서 시작해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소시지빵을 쏘며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기도 했다.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토요일 저녁을 책임지며 명실상부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은 '무한도전', 이들 '믿고 보는' 예능이 된 이유는 간단했다. 내뱉은 말은 책임질 줄 아는 무한한 추진력으로 열 마디 말보다 앞선 행동을 보여준 것. 이처럼 대책 없는 책임감으로 각기 독도와 중국으로 떠나 또 다시 대차게 망가질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입가에 웃음이 맴돈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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