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시대의 진짜 주인공은 민족영웅 이강토(주원 분)가 아니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극본 유현미/연출 윤성식)은 6회까지 1대 각시탈 이강산(신현준 분)의 맹활약과 함께 악독한 친일파 형사 이강토(주원 분) 형제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강산이 죽은 후 2대 각시탈로 변신한 이강토의 일명 '이중생활'도 극 중반까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며 주목을 받았다.

극 초반 바보 행세를 하던 이강산을 괴롭히던 시장 청년 득수(김방원 분)는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동진결사대에 몸을 던졌다. 그는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사건을 연상시키는 사건에 몸을 던졌다.
일본 국적으로 베를린올림픽에 나갔던 조선 청년은 침울하게 일장기를 달고 귀국했지만 득수의 태극기 배포 및 만세운동 주도에 용감히 가슴팍 일장기를 떼냈다. "조선 청년 만세", "대한 독립 만세" 등 가슴 벅찬 구호들이 거리를 뒤덮었다.
뿐만 아니라 득수는 23일 방송된 24회 방송분에서 이강토를 도와 군자금 탈취 계획에 협조했다. 기무라 슌지(박기웅 분)의 모진 고문을 겪으며 이강토의 계획대로 거짓말을 늘어놓는 득수는 더이상 그저 그런 조연이 아니었다.
같은날 매국노 부모 밑에서 민족의 아픔을 모른척해오던 이해석(최대훈 분)도 드디어 용기를 냈다. 군자금을 이강토 쪽으로 넘긴 채 권총 자살한 이해석의 감정 변화 역시 적은 분량이었어도 큰 감동을 자아냈다.
항일무장투쟁을 지휘하는 목담사리(전노민 분), 그를 수호하다 혀를 깨물고 자결한 적파 안나(반민정 분), 김구 선생을 상징하는 상해 임시 국무령 양백(김명곤 분), 국내 독립운동이 씨가 마른 시점에서 끝까지 기개를 잃지 않고 청년들을 지휘해 무장투쟁을 계획 중인 동진 선생(박성웅 분) 같은 독립군들도 어떤 면에서는 각시탈 이강토보다 더욱 자유롭게 애국심을 표현한다.
이처럼 '각시탈' 독립운동은 이강토 한 사람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결정적 한 방은 각시탈이 날릴지라도 말이다. 실제 모습도 '각시탈'이 그리는 대로다. 분명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민족 영웅인 각시탈이다. 하지만 우리 역사를 들여다봤을 때 3.1 만세 운동이 영웅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졌던가. 한인애국단의 의거가 단 한 사람의 이름으로 이뤄졌던가. 대한 독립의 주인공은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었다. 그 주체는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을 지닌 국민들이었다.
(사진=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 캡처)
김미겸 miky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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