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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개국한 종편 4사가 일제히 감량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그 첫번째 카드로 드라마 제작이 전면 축소되거나 한시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는다. TV조선이 창사특집 블록버스터로 내세운 황정민 김정은 주연 드라마 '한반도'를 24부에서 18부로 축소해 조기 종영을 결정했고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TV조선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한반도를 6회 줄여 4월 3일, 18회로 막을 내리기로 했다"며 "드라마국 자체적으로 뜻을 모은 사항이며 경영합리화 방안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제작비 100억원에 육박하는 대작 '한반도'를 24회까지 채워 방송해봐야 이렇다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는 지난 2월 6일 방송된 1회가 1.6%의 전국 시청률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청률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꺾이는 양상을 보여 TV조선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결국 1%를 지키지 못하고 힘없이 떨어졌고 최근엔 0.7%선을 가까스로 지켜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TV조선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얀거탑' 안판석 PD와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하는 김희애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JTBC '아내의 자격'도 지상파 수준의 스펙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시청률은 간신히 1%대 중반을 넘기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종편 드라마 중 처음으로 불륜 코드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마의 벽으로 불리는 2%를 넘지 못하면서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JTBC의 한 관계자는 "시청률이 검증된 제작진과 배우를 기용했는데도 생각만큼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다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개국 초기인 만큼 어느정도 불리한 상황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채널A의 한 제작 프로듀서도 "지상파의 유능한 PD와 작가를 스카우트했고 여러 흥행작을 낸 외주제작사의 노하우가 발휘됐지만 여전히 낮은 채널 인지도가 문제인 것 같다"며 "지상파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기획과 개성있는 프로그램으로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상파를 흉내낼 것이 아니라 뱀파이어나 한국판 CSI를 표방한 드라마로 재미를 본 CJ E&M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종편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하나같이 드라마 축소와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6~7월 편성이 결정된 작품까지는 그대로 진행하더라도 이후 드라마 제작은 축소 또는 한시적으로 보류하겠다는 방침이다. 토크쇼와 시트콤에 비해 거액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장르가 바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영화와 해외 드라마 대체 편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흥행 영화를 틀거나 미국, 일본의 유명 드라마를 방송해 드라마 부재를 극복해보겠다는 복안이다. TV조선은 하반기 드라마 제작을 전면 보류한 상황이고 JTBC와 채널A는 축소를 전제로 긴축 제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국 후 시트콤에 전념해온 MBN은 3사와 달리 처음으로 미니시리즈 제작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종편 드라마 시청률이 이렇게 1%선에 그친다면 광고 직격탄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배우 캐스팅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빠담빠담, 청담동 살아요, 곰배령에 이어 한반도까지 종편 기대작들이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는 걸 본 배우와 기획사들이 쉽게 종편 드라마에 출연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반해 40% 시청률에 육박한 MBC 사극 '해를 품은 달'을 비롯해 지상파 드라마들의 위력이 오히려 세지며 당분간 우수 인력의 지상파 가속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ource & Image : TV리포트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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