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울랄라세션의 데뷔를 보며





"취재원도 기자도, 체온 지닌 사람"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차연 기자] 가수가 데뷔 앨범을 내면, 소속 기획사는 언론사에 인터뷰를 부탁한다. 데뷔를 했으니 인터뷰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홍보 차원이다. 그런데 요새는 데뷔 전부터 유명한 ‘예비 가수’들이 많아 기자들이 오히려 요청을 한다. 타사보다 하루라도 먼저 인터뷰를 잡기 위해서다.

대형 기획사에서 데뷔 전부터 티저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 놓은 신인 가수들이 그런 경우에 포함된다. 아울러 수년전부터 인기를 얻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출연자들도 이미 팬층이 두터워 데뷔 전부터 인터뷰를 잡기 수월치 않다.

울랄라세션도 그랬다. 높은 시청률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지도가 높은 ‘슈퍼스타K’ 시즌3의 우승자. 먼저 인터뷰를 해달라 요청이 물밀듯이 들어왔을 게다. 하지만 그들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그룹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멤버 임윤택의 암투병 사실 때문에 ‘시간을 빼 달라’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의 마음이 불편했다.

녹음 과정에서도 체력적으로 힘겨워했고 데뷔 무대 리허설도 쉽지 않았다는 측근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매체 인터뷰는 쇼케이스와 기자간담회로 대체 됐다. 일대일로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기자로서의 욕심은 채울 수 없었지만 이해했다. 그것은 기자와 취재원 사이의 관계를 넘어선 ‘인간에 대한 예의’였기 때문이다.

비단 기자 뿐이랴. 인터뷰를 하지 못해 아쉬워 했던 타사 동료들도 취재 현장에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노래를 부르지 못해 미안하다”는 임윤택과 울랄라세션 멤버들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냈다.

투병중인 암환자를 가까이서 본 사람은 안다. 암 4기에 항암치료 중인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고통을 감내하며 하루 하루를 이겨내는지. 일주일간 이어지는 항암치료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일간 이어지는 고통은 지켜보는 이들의 몸과 마음까지도 힘겹게 한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울랄라세션의 음악과 무대에 ‘더’ 큰 박수를 치는 것이기도 하다.

울랄라세션 외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아프고 다치고 또 사고를 경험한다. 사람이기에 기쁜 일만 있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보통 사람이니, 사건을 일으켜 물의를 빚기도 하고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런 순간에 많은 기자들은 고민을 한다.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해 순간 억척스럽게 달려들어 취재원을 닦달해야 하는가에 대해 말이다. 가끔은 도가 지나친 기사들이 검색어를 양산하고 높은 조회수를 얻는 것을 보며 기자들은 매일 고민에 빠진다. 희소성, 뉴스 가치와 독자의 알 권리도 필요하지만 취재 중인 기자도 체온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Source & Image : 노컷뉴스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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