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엄태웅 주인공 맞나?



사진 : 방송 캡처


‘적도의 남자’가 연일 수목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인공인 엄태웅의 분량이 줄어들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13년 뒤 성공한 사업가 데이빗 킴으로 변신해 돌아온 선우(엄태웅 분)는 지난 날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 뒤에 숨겨진 사실을 파헤치려는 의도로 장일(이준혁 분)에게 기억이 온전히 돌아왔음을 알리지 않는다. 한 없이 사랑했고, 지켜주고 싶었던 여자 지원(이보영 분)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그렇게 장일의 숨통을 서서히 조이려는 선우의 복수가 시작될 전조를 보이는 ‘적도의 남자’는 시청자를 긴장케 했고, 그의 복수의 조짐을 지켜보고 응원하게 했다.

그런데 점차 선우의 복수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장일의 심리가 이해되기 시작했고, 그런 장일이 안타까워졌다. 가해자인 장일이 피 말라하는 모습에 통쾌함보다는 처참히 무릎 꿇을 장일의 심리를 따라가게 되었다. 또한 장일의 분량의 늘어나면서 극의 주인공이 엄태웅이 아닌 이준혁이 아닌가를 의심하게 됐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본격적인 복수에 앞서 선우가 어떻게 살았는지, 왜 밤마다 불쑥 깨어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피해자의 감정도 중시해줘야 하지 않을까?”, “왜 선우의 감정선이 뚝뚝 끊기는 걸까요?”, “이준혁이 내몰리는 장면이 더 와닿는 건 뭐지?”, “이러다가 엄태웅이 복수안하길 바라면 어쩌죠?”등의 반응을 보이며 선우의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감정선이 노출되기를 바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반해 “선우는 이미 아버지를 죽이고, 눈멀기까지 한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선전포고한 겁니다”, “왜 복수를 하는지 다 아는 마당에 무슨 심리가 더 필요한건지 이해불가”, “이제 느긋하게 가해자를 심판받는 날 기다리면 되는거 아닌가?”, “원래 가해자가 점점 압박을 받아야 재밌는 거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어서 아직 덜 드러난거다”, “이제 복수가 시작됐으니 좀 기다려봅시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선우의 캐릭터가 극 속에서 적당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극의 고조에 달할 경우를 위한 분량일 뿐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렇듯 시청자들이 엇갈린 의견을 보이는 이유에는 이준혁의 완벽한 연기와 더불어 죄를 저지른 데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를 갖추고 있는 장일의 캐릭터가 점차 선우의 활활 타오르는 복수 심리를 누그러뜨렸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3회에서도 장일과 선우가 검사와 진정서를 제출한 진정인으로 대두했을 때도 자신의 죄를 외면하기 위해 갖가지 추측을 앞세워 선우를 자극하는 장일의 심리는 더욱 도드라졌다. 선우는 그런 장일을 비웃으며 비장한 표정으로 장일의 아버지를 참고인으로 내세울 카드를 꺼내보였고, 시청자는 선우의 심리에 녹아들어 그의 복수를 응원해야 하는데도 장일이 처할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더군다나 분량이 확대됐다는 소식이 접해지고 있는 ‘적도의 남자’의 스토리 전개가 점차 지지부진해진다면 선우의 복수는 조금씩 느슨해지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시청자는 선우의 복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장일의 심리에 매달리게 될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와 스토리의 힘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한 ‘적도의 남자’의 뒷심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오는 14회부터 지원(이보영 분)이 간직해 두었던 최광춘(이재용 분)의 편지가 공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선우의 복수는 점차 물고를 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원과 선우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형성된다면 엄태웅의 분량을 못마땅했던 시청자들의 불만도 조금은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복수 심리가 극에 달한 ‘적도의 남자’가 시청자의 작은 불만을 부디 불식시켜주기를 기대하겠다.

Source & Image : 한국일보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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