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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내 아내의 모든 것' 정인(임수정)의 행동은 의심스럽기만 하다. 성기(류승룡)와 만리장성도 쌓을 뻔한 그 숱한 추억을 단지 우정으로 치부해버리는 정인.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묘한 줄다리기를 하는 진정한 밀당의 고수 정인 말이다.
두현(이선균)은 성기에게 아내 정인을 유혹해달라는 부탁을 하지만 점차 흔들리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결국 잊고 있었던 정인에 대한 사랑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감정은 폭발하고 만다.
"너 그 자식과 잤냐? 꿈 깨 그거 내가 너 꼬시라고 부탁한 거야"라는 최악의 말로 정인의 마음을 너덜너덜 난도질하는 두현은 여성 관객들의 주먹을 불끈 쥐게 하였다.
헌데 정인의 대처 역시 당당하다. "그래 흔들렸다면 흔들렸어"라고 속내를 털어놨지만 절대 사랑은 아니라는 내색을 늘어놓는다. "나는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 했어"라는 핑계로 성기와의 외도를 예쁘게 포장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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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은 마치 성모마리아가 된 듯 말한다. 성기와 소젖을 짜면서도, 함께 회전목마를 타며 샹송을 부르면서도. 심지어 째각째각 '아비정전'의 11시 3분 추억을 간직한 채 말이다.
연정인씨, 우리 이제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하다)해요. 정인은 정말 성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건가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박준호 프로듀서는 "관객들이 '뭐야? 정인이 진짜 유혹을 당한 거야. 안 당한 거야'라며 고민에 빠지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결말은 열려있다. 하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진짜 넘어간 걸까'라며 의문을 품었으면 했다"며 "민규동 감독님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자 역시 여자의 눈으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재탕 삼탕 복기해봤지만 여전히 의심스럽기만 하다. 분명 정인의 눈빛이 심히 흔들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 성기의 말처럼 정인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Source & Image : TV리포트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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